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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April 10, 2015
북한인권개선, 압박과 협상을 통한 투트랙 전략으로

북한인권개선, 압박과 협상을 통한 투트랙 전략으로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


북한인권문제의 본질과 접근방향

분명한 것은 북한이 여전히 세계 최악의 인권침해 국가라는 점이다. 단순히 북한인권 상황이 전 세계 꼴찌라는 말은 북한인권 상황을 잘 표현해주지 못할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람들은 북한의 인권문제를 남한의 인권문제와 연결시키거나 비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북한인권문제는 남한의 인권문제들과 비교할 수도, 될 수도 없는 문제이다. 남한의 인권문제의 대부분은 사회적 관심이 부족해서 생긴 문제거나 좀 더 나은 권리를 추구하는 측면에서 제기되는 높은 수준의 인권문제들이 대부분이지만, 북한의 인권문제는 정권 차원에서 광범위하고,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행해지는 나라 전체가 거대한 하나의 감옥과도 같이 통제되면서 인간성을 말살하고 극단적으로 탄압하는 문제이다. 근대 문명사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데 남한의 인권상황을 빗대어 북한의 인권상황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인권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려는 대단히 잘못된 태도이다.

북한은 수령절대독재라는 기이한 통치체제를 유지하며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극악하게 탄압하고 있다. 언론·집회·결사 등의 자유는 철저히 탄압받고 있고, 거주이전·직업선택·종교자유 또한 제한되어 있다. 북한정권은 정치범수용소, 교화소, 단련대 등을 통해 치밀하고 체계적인 통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주민들은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며 먹고살 권리, 경제활동의 자유는 체제유지를 이유로 통제받고 있다. 북한인권문제의 해결이 북한체제의 변화 문제와 직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의 체제 변화 없이는 북한인권문제의 근본적인 개선이 어렵다. 그렇다고 북한인권문제의 해결이 북한체제의 근본적인 전환만을 생각하면서 북한인권운동을 제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북한체제의 근본적인 변화도 추구하면서 현 정권 하에서의 실질적인 인권개선도 추구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인권실태가 워낙 절박한 문제이다 보니 당장에 북한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국제적인 관심과 압력도 중요하다. 국제사회의 압박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것이 북한 인민이 처한 상황이다. 두 문제를 따로 떼어서 볼 필요는 없이 동시적인 접근전략이 요구된다.

북한인권운동의 자성과 자정노력

그러나 북한인권문제가 이슈화 되면 될수록 북한인권에 대한 정보와 증언의 신빙성에 대한 논란도 가중되고 있다. 일부 탈북자들의 위증 논란이 그것인데 북한인권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이를 방치하거나 간과하여서는 안 된다. 예전과는 달리 북한인권을 바라보는 국내·외적인 관심과 감시의 눈길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반증이다. 북한인권운동하는 사람이나 뉴스를 보도하는 사람들이 ‘도덕불감증’에 걸려서는 북한인권운동의 순수성과 정당성이 훼손된다. 정확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아니면 말고 식이나, 검증할 수 없지 않느냐는 변명을 할 수도 있지만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도덕적 검증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러한 말들은 통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인권문제를 다루는 사람들이 국제적인 공식 스탠다드를 따라갈 수 있어야 한다. 탈북자들의 증언 오류문제에 대해 단호하고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진지하고 단호하게 대하지 않으면 북한인권운동이 어려운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필요하다면 국내·외적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여 상호 정보교류와 자체 검증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 북한인권문제는 과장하지 않아도 매우 충격적이고 너무나 잔인하다. 북한인권문제를 있는 그대로 사실적으로 평가하고 바라보는 태도는 매우 중요해졌다.

최근 북한의 인권 상황과 환경 변화

지난 15년간 북한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여전히 북한 인권상황이 세계 최악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우리가 놓치는 것 중에 하나가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이 계속 유지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북한의 인권 상황이 여전히 세계 최악이기 하지만 그래도 지난 15년 동안 언론의 자유나 탈북자 처벌, 감시의 정도 등 여러 분야에서 조금씩 개선되어 왔다. 일례로 14년 전만해도 북한이 중국에서 강제 송환하는 탈북자들에게 쇄골 밑에 철사를 꿰어 줄줄이 잡아가는 경우가 있었다고 하지만 그러나 최근 10여 년 동안 그런 경우는 없었다. 과거에는 탈북자들의 경우 잡혀가면 총살이나 정치범수용소에 가고 그랬는데, 최근에는 강제송환 된 탈북자들의 처벌도 강도도 약해졌고 몇 달 있다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최근 5~6년간 북한에서 굶어 죽은 사람은 아주 소수이다. 북한에서 농협개혁이 확산되고 있고 중국에 원자재와 인력 수출이 증가하면서 극단적인 궁핍에서 벗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범수용소 같은 경우도 개수를 줄이고 통폐합을 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전에는 북한 정부에 대한 불만을 함부로 이야기 할 수 없지만, 지도자에 대한 불만을 제외하고는 이러저런 불만을 자연스럽게 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북한 정권이 의도하였든, 의도하지 않았든 불가피하게 탄압의 강도가 약화되고 북한주민들의 자유가 확대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러한 변화가 일어난 이유는 우선 강력한 통제시스템이 붕괴되어 이런 상황이 생긴 것도 있지만, 중요한 원인은 북한이 철저하게 장막을 치고 있지만 외부로부터의 개방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북한이 외화 획득을 위해 근로자를 해외에 많이 보내는데 근로자자들은 여러 가지 방면에서 외부세계와 계속 접촉하고 만나게 되어 있다. 북한주민들의 의식적인 변화, 외부세계를 조금씩 더 많이 보게 되면 알게 모르게 북한 인권상화에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또한 외부세계에서 끊임없이 북한인권문제를 지적한 게 도움이 되었다. 북한은 생존을 위해 개혁·개방정책을 취할 수밖에 없는 조건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외부세계에 대한 평가에 민감해 질 수 밖에 없다. 북한이 세계 최악의 인권탄압국이라고 하면 어느 누구도 투자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것에 대해 북한 당국이 지금 영향을 받고 있고 앞으로 영향을 더 받을 수밖에 없다. 일례로 라오스에서 강제송환 된 탈북 청소년들의 처형문제가 크게 부각되었을 때 북한이 곧 바로 청소년들의 생활영상을 공개했던 점, 정치범수용소 출신인 신동혁의 증언에 대한 아버지를 내세워 반박 기자회견을 진행했던 점, 구금 중이던 2명의 미국인을 석방하는 조치를 취한 점은 세계적인 관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대응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앞으로 북한은 생존을 위해 개혁·개방을 더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더 개방하면 할수록 외부세계에 대한 평가가 두려워 질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에 대해서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은 빈도로 북한인권문제를 거론하고 강력한 강도로 규탄해야 한다.

압박과 협상을 통한 투트랙(Two-track) 전략

최근 유엔 차원의 COI 보고서가 나오면서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더욱 증대되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그동안 북한은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문제제기에 거센 반발과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국제사회와의 대화 자체를 거부해 왔다. 그러나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활동보고와 권고안이 유엔 총회에 제출되고, 유엔 안보리에 국제형사재판소(ICC) 제소 움직임이 가시화 되자 북한 당국은 바짝 긴장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최고지도자가 반인도범죄자로 낙인찍히는 불명예를 좌시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급기야 북한은 유엔 대북인권결의안에서 ICC 제소라는 말만 빼주면 특별보고관의 현지방문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북한은 113건의 보편적정례검토(UPR) 권고안을 수용하거나, 자체 인권보고서와 인권결의안을 작성·제출하였고, 북한인권설명회의 개최와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면담을 진행하는 등 국제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사회가 자신들과 ‘인권대화’를 거부한다고 주장을 하며 대화에 나서라며 공세적인 태도까지 취하고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를 상대로 한 전방위적인 ‘인권방어’에 나서고 있음이다. 우리는 이러한 정세와 환경을 북한인권개선에 잘 활용하여야 한다.

우리의 대응은 압박과 협상을 통한 투트랙(Two-track) 전략으로 가야한다. 필요하다면 북한과의 인권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대화를 위한 대화에 매달려 북한의 물흐리기 수법에 넘어가서도 안 되겠지만, 대화를 통한 북한의 변화와 양보를 얻어낼 수 있는 기회를 배제할 필요도 없다. 북한과의 인권대화가 북한정권에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다. 북한과의 인권대화가 북한의 주장과 변명을 합리화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반면에 국제사회의 단호하고도 일관된 입장을 확인시켜 일정한 양보를 얻을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만약 인권대화의 결과가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나 국제인권단체들의 현장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이는 매우 의미있는 진전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국제사회의 일관된 대북 인권압박을 늦출 필요는 없다. 오히려 압박을 강화함으로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낼 수도 있다. COI가 권고한 대로 ICC를 통해 책임자를 찾아내고 문책하는 국제법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의견이 공론화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ICC 제소의 공론화는 법적 처벌의 가능성을 떠나 북한의 인권탄압을 감시하고 통제하는데 예방효과가 매우 크다.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노력에 압박과 협상을 적절히 조화하여 ‘균형점’을 찾기 위한 우리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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